학습형 리모콘 두번째: Sony RM-VLZ620 하드웨어

내 첫번째 리모콘(학습형)은 국산인 에스전자 SAR-1505S 라는 거였다. 엊그제 산 것 같았는데, 벌써 4개월이나 됐었군.

가격도 적당하고, 프로그램 가능한 기기도 4종류나 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단지! 이미 정의된 키(TV 라든가 셋탑박스 등등)는 재정의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이 많이 아쉬웠다. 그로 인해, 내가 가진 TV 가 이 리모콘에서 제공하는 것과 잘 맞지 않는게 아쉬웠다. 키를 몇 개만 재정의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게 안되니 아주 약간 불편했던 거지.
그렇다고 TV 를 사용자#1 에 넣자니 기기 종류가 확 줄어드는 게 또 문제였고.

그런 저런 이유로, 적당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좀 더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는 리모콘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소니에서 만든 RM-VLZ620 이었다.


왼쪽이 에스전자, 오른쪽이 소니.

국내에서는 3만원 후반 대에 구매를 할 수 있었는데.. 혹시나 하여 Aliexpress 를 살펴보니, 어라? 꽤 싼 값에 구할 수 있었다. 배송도 빠른 편이었는데, 딱 2주만에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주문할 때 좀 불안하긴 했었다. 판매자 등급이 그다지 높은 편도 아니었고, 이 리모콘을 구매한 사람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판매자에게 신품인지 등등을 문의한 뒤, 에라, 돌멩이가 날아오면 되돌려보내지 뭐.. 하는 맘으로 주문했는데, 꽤 괜찮은 물건을 받을 수 있었다.
완전히 신제품인 것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사용흔적이 보이지도 않았다. 장물(?)이거나, 제조 공장에서 빼돌려진 물건일까? ^^ (그런데 Made in Indonesia 인데??)

아무튼 뭐, 작동엔 전혀 이상이 없으니 즐겁게 쓰면 되겠지.




당연하다고 봐야겠지만, 달랑 리모콘만 배송 돼왔다. 그렇다는 건, 설명서도 전혀 없었단 얘긴데..
설명서는 다행히도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었다. 사용법은 에스전자 것과 거의 비슷하다. 좀 더 기능이 풍부할 뿐. 예를 들어, 전체 초기화라든가, 한 기능(TV, AMP 등등)에 할당된 모든 키를 초기화한다든가, 한 키만 초기화한다든가.. 등등 세심한 설정이 가능하다.

LG TV 도 기본 제공을 해주고 있어서, 하나 하나 학습하지 않고도 쉽게 설정할 수 있었다. 다만, 오히려 내가 갖고 있는 일본제 앰프(Denon)는 지원을 못해서.. 1:1 학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남는 키에는 이 계절 필수품인 선풍기를 추가해넣었다. 아~~ 편하네.
...
집에 똑같은 선풍기가 2대가 있는데, 하나는 리모콘이 고장이 난 상태였다. 리모콘만 새로 사려고 했더니 그것도 한 만원쯤 하던데..
다행히 리모콘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에, 학습시켜서 사용할 수 있었다.
리모콘 고장/분실을 대비하여 이런 식으로 'Backup' 을 해놓아야 하는 건가..

또 한가지.
어머니가 쓰시는 라디오(소니)에도 리모콘이 있었다.
소니 리모콘이 배송되어 오면 에스전자 것을 어머니께 드리려고 했다. 어머니도 TV/케이블/선풍기/라디오등 몇몇 제품을 쓰시는데, 이걸로 통합하여 사용하시는게 편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디오 리모콘이 고장이 나버린 거다.
거 참...
혹시 같은 소니이므로, RM-VLZ620 에서 미리 정의된 소니 기기(Casette, Tape Deck 등) 안에 저 라디오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했으나, 전원 On/Off 만 작동했고, 나머지 기능은 전혀 되질 않았다.

아... 며칠만 빨랐어도.
그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장난 리모콘을 분해하여 깨끗이 닦고, 잘 말린 후에 다시 시도해봤으나 역시나..
그런데!!!
몇 번을 누르다가 우연히 리모콘이 완전히 고장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즉, 한 100번(?) 정도 누르면 한 번 정도 신호가 나가는 거였다.
1번이면 충분했다. 학습을 시키기에는.

이렇게 오락(?)하는 기분으로, 반쯤 고장난 리모콘을 새 리모콘에 학습 시킬 수 있었다!!



소니 리모콘에는 에스전자와 비교되는 특이한 기능이 몇가지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키를 눌렀을 때 현재 어떤 기기가 선택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단 점이다. (해당 기기 버튼에 불이 들어온다.) 에스전자 제품은 이게 되지 않아서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기타 잡다한 기능들이 더 있는데..
채널 번호키에 특정 채널을 입력해놓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 을 누르면 07 번을, 2를 누르면 20번을 누른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할 수도 있다.
또, DVD(또는 다른 선택 버튼) 버튼을 누르면 일련의 동작을 한꺼번에 하게끔 할 수도 있다. TV 를 DVD 화면으로 전환하고, 앰프 입력단을 DVD 로 전환하고.. 등등.

위 기능과 사실 비슷한데, System Contol 로 예약된 4가지 키에는 일종의 '매크로' 동작을 넣어놓을 수가 있다. 이건 정말 '강력한' 기능이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System Contol 1 을 누르면, 선풍기를 '자연풍' - '회전' - '타이머 30분'으로 자동으로 맞춰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업을 하려면 내 선풍기 리모콘으로는 키를 총 네 번을 눌러야 한다. 네 번이 많은 건 아니지만, 자다가 깨서 깜깜한 중에 더듬어 가며 누르려면 그것도 귀찮은 일이었다. (그 때문에 잠이 깰 때도 있었는데..)

그런 모든 귀찮음을 한 방에 날려줄 수 있게 됐다. (더더더 게을러지게 된 거지.)

(혹시 두 리모콘 신호를 동시에 학습시킬 수도 있으려나?? 안될 것 같은데..? 설명서에서도 안된다고 본 듯도 하고.)




또 한가지 차이는 출력이다. 에스전자는 다소 정확하게 겨냥을 하고 눌러야 반응했는데, 이건 대충 찔러도 된다.
단점이라면, 건전지가 AA 2개가 들어간다는 점, 크기가 크다는 점, 그래서 결국 무겁다는 점.

고장만 나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도 쓸 수 있겠다. 총 8개까지 기기를 등록할 수 있는데, 기기가 그 만큼 되지도 않을 뿐더러, 한 기기 내에도 적절히 키를 분배하면 더 많은 기기를 등록할 수 있으니까 정말 이거 하나면 차고도 넘친다.
(물론... 리모콘을 오래 쓰기란 거의 불가능하긴 하지.. 한 5년만 써도 정말 오래 쓰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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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Citizen of (no) obscure city : 학습형 리모콘; 에스전자 SAR-1505S 2017-07-18 14:25:00 #

    ... 짓말 같던 이 기능은 모두 진짜였고~ ^^ 리모콘 4개를 하나로 합칠 수 있었다. (다만, 2017.07 현재, 이 리모콘은 어머니께 양보해드렸는데, 그 이유에 대해선 여기에 적어놓았다.) 건전지를 잠깐(1분 미만) 빼놨다가 다시 꽂아봤는데 학습시켰던 것이 모두 잘 되는 걸로 봐선,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애써 익혀놓은 걸 한꺼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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